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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 단속 놓고 연방·가주 격돌

연방 정부와 캘리포니아주 정부가 이민자 보호를 놓고 연방 법원에서 맞붙는다. 지난 6일 연방 법무부 제프 세션스 장관은 가주 제리 브라운 지사와 하비에르 베세라 검찰총장을 피고로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해 10월 가주 정부가 이민자 보호를 위한 '피난처 주(Sanctuary State)'를 선포하자 대응에 나선 것이다. 제프 세션스 연방 법무장관은 7일 새크라멘토에서 열린 가주법집행요원연합 모임에서 "가주 정부가 연방 이민법에 따라 일하는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정당한 법 집행을 가로막고 있다"면서 "가주 정부는 연방 요원이 하는 일을 막거나 방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연방 법무부는 가주 피난처 주 선포 법안(SB 54)의 위법성 여부를 연방 법원에서 따질 예정이다. 특히 법무부는 소장에서 가주 피난처 주 법안이 비즈니스 업주가 종업원의 이민신분을 관계기관에 발설하거나 협조하는 일을 금지, 가주 관할 구금시설에서 이민자의 불법체류 사실을 ICE와 공유하지 않도록 규정한 내용 등은 연방법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지역신문 새크라멘토비는 제리 브라운 주지사와 하비에르 베세라 검찰총장이 7일 주정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 정부가) 가주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가주는 미국 경제의 심장이다. 이번 소송은 현명하지도 정당하지도 않다"고 성토했다고 보도했다. 베세라 검찰총장도 "가주는 연방 수정헌법 제10조에 근거해 이민단속에 협조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 연방 정부는 헌법을 준수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김형재 기자 kim.ian@koreadaily.com

2018-03-07

[현장 르포] 꽹과리 vs 확성기 '격돌'…메워지지 않는 간극

8개 단체 120명 북소리 맞춰 "증오에 저항" 외쳐 DACA 반대 10명 사이렌 켜고 "아메리칸 퍼스트"  지난 5일 오후 5시. 미미 월터스(공화) 연방 45지구 하원의원의 어바인 사무실 빌딩 맞은편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군중은 삽시간에 150명 가까이 불어났다. 한인은 약 30명이었다. 라티노와 아시아계가 많았지만 백인도 상당수였다. 이들은 민족학교가 주최한 'DACA를 대체할 새 이민법 마련 촉구를 위한 집회' 참석자들이다. 민족학교 외엔 7개의 타인종 이민자권익옹호단체 등이 참여했다. 11월 선거에서 월터스에게 도전할 민주당의 데이브 민, 케이티 포터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같은 시각, 집회 참석자들과 불과 열 걸음 남짓한 폭 좁은 횡단보도 하나를 사이에 둔 월터스 사무실 빌딩 앞엔 DACA에 반대하는 시위대가 포진했다. 인원은 10명. 아시아계 1명을 빼곤 모두 나이가 지긋한 중, 노년 백인이었다. 일부는 성조기를 복면처럼 사용해 얼굴을 가렸다. 시위대 중 3명의 손엔 확성기가 들려 있었다. 포문은 반DACA 시위대가 먼저 열었다. 메가폰을 통해 나오는 "불법체류자는 고향으로 돌아가라" "아메리칸 퍼스트" 등의 외침이 귀청을 때렸다. 이들에게 물어 리더를 찾았다. 로빈 비드스턴이란 백인 여성이 명함을 건네줬다. 비드스턴은 '위 더 피플 라이징'이란 클레어몬트의 단체 수석 디렉터다. 비드스턴은 "우린 미국의 근로자와 참전군인을 돕는 단체고 이런 시위에 자주 참여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미국엔 홈리스, 실업자, 참전군인을 포함해 보호받아야 할 이들이 많다. 정부가 이들에 앞서 불체자를 돌봐야 한다면 불공평한 처사다. 미국인을 먼저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UC어바인의 풍물패 '한소리'와 민족학교 회원들이 북과 꽹과리를 집어들었다. 순식간에 풍물 소리가 확성기의 외침을 묻어버렸다. 뜻밖의 상황을 맞은 반DACA 시위대는 확성기로 사이렌을 울려대며 맞섰다. 이 때, 주최 측의 신호가 떨어졌다. 집회 참석자들은 순식간에 횡단보도를 건넜다. 홍해 바다처럼 갈라진 반DACA 시위대를 통과한 집회 참석자들은 월터스 사무실 빌딩 주위를 돌며 행진을 벌였다. '입양아에게도 시민권을' '평등한 캘리포니아' '미움에 저항하자'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흔들며 광장에 집결한 참가자들은 둥근 원을 만들었다. 반대 시위자들은 집회 참석자들이 손에 손을 잡고 만든 큰 원 밖으로 밀려났다. 풍물은 한동안 계속됐고 사이렌 소음은 계속됐다. 불협화음이 광장을 뒤덮었지만 집회 참석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초청 연사 연설, 기도, 촛불 점화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민족학교 OC지부 조너선 백 디렉터는 "월터스는 DACA 연장에 찬성한다고 했지만 수 개월째 아무런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라며 "우리의 시위 목적은 정치인들이 리더십을 발휘해 모든 이민자에게 시민권을 줘야 한다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는 평화롭게 끝났다. 우려했던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그러나 북과 꽹과리, 사이렌의 불협화음은 두 그룹의 쉽게 메울 수 없는 간극을 확연히 보여줬다. 임상환 기자 limsh@koreadaily.com

2018-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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